아야츠키 유키토의 '관(시체 넣는 관 말고요-_-;; 전 처음에 시체 넣는 관 인줄 알았어요.)' 시리즈의 다섯번째 작품입니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제 45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장편부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관' 시리즈의 첫 작품인 십각관의 살인을 꽤 재미있게(솔직히 트릭은 조금 억지였지만...) 읽었기에 시계관의 살인도 기대를 했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네요.
예전에 이누가미 일족을 읽고 포스팅 하면서 했던 말인데 제가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재미를 느끼는 경우는 두 가지 있습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결말을 맺어 엄청난 충격을 받는 경우와 작가가 간간히 떨궈 놓는 힌트로 소설속의 탐정보다 먼저 범인의 실체를 알았을 경우입니다. 저는 전자의 경우도 좋아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경우는 바로 후자의 경우입니다. 현실세계에선 어렸을 적 꿈꿔왔던 탐정이 못되어 보니 책을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이 시계관의 살인은 꽝이었습니다. 트릭자체도 제 생각엔 너무나 억지 같고(예를 들자면 밀실 살인이 일어났을 때 트릭을 잔뜩 기대 했는데 알고 보니 주인공들이 눈치 채지 못한 비밀 문이 있었다는....범인이 살인행각을 벌일려면 조낸 피곤하겠다는....), 작가가 독자와의 싸움에서 이기려고 작정을 했는지 사건해결에 대한 힌트도 거의 주지 않더군요(소설속의 시계가 사건 해결의 중요한 열쇠가 되겠다고 예상은 했는데 그 비밀은 마지막에 탐정역활을 하는 주인공이 그냥 트릭을 말해버리더군요. 어떤식으로 그런 추리를 하게 되었는지는 설명은 전혀 하지도 않구요-_-). 게다가 작가가 마지막 회심의 카드로 준비한 반전은 충격보단 허탈에 가까웠습니다. 전혀 충격적이지 않았어요. 오히려 '아씨~ 머야-_-^' 하는 짜증만 났죠.
아무래도 '관'시리즈는 더 이상 읽지 않을 것 같네요.
덧1) 2007년에 '암흑관의 살인'이라고 작가의 최신작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책두께가 엄청납니다-_- 200자 원고지로 6000매 정도의 분량이라고 하네요....아버지께서 읽고 계신데 재미 없다네요a 그래서 전 안읽을려구요.
덧2) 이제 추리소설은 잠시 쉬어야겠습니다. 피 튀기는 것만 읽었더니 정신이 황폐화해지는 것 같아요..ㅠ_ㅠ 이젠 고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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