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문화의 근저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야 하듯이 동양 문화의 근저를 이해하기 위해선 열국지를 읽어야 한다.
누군가의 거창한 서평때문에 읽어보고 싶다는 느낌이 마구마구(?) 들지만 나는 이런 거창한 이유보다 단지 그냥 삼국지랑 이름이 비슷하길래 재미있을것 같아서 읽게 되었다. 일달 결론을 말하자면 대 만족!
열국지는 주왕실이 도읍을 동쪽인 낙읍(낙양)으로 옮기고 난 직후 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이후로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 하기까지 이야기가 전개 되는데 그 기간이 자그마치 550년이다.;; 이 550년 동안이 바로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다. 그동안 '짠'하고 나타났다가 한순간에 사라진 나라만도 170여개...물론 열국지에선 이 모든 나라가 나오진 않는다. 중요한 나라들만 나오는데 그래도 한줄만 언급되고 그 다음부터 언급조차 되지 않은 나라도 있다-_-
스케일이 너무 크고 또 생소한 중국 고대사(읽으면서 그렇게 먼 고대라고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연도를 따지면 열국지의 시작은 BC500 년쯤이고 그 당시 우리나라 국가로는 고조선이 있었다-_-)이다 보니 처음 책을 읽기 시작 했을 때엔 집중을 하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등장인물들 이름은 왜 이렇게 다들 비슷한지..;;
배경이 엄청나게 넓다보니 당연히 등장인물도 엄청나게 많다. 모두 세어보진 않았지만 내생각엔 삼국지 등장인물들 수 하곤 비교도 되지 않을것 같다. 이런말 쓰면 안되지만 정말이지 좆나게 많다-_- 인물이 이렇게 많다보니 당연히 관련된 일화도 엄청나게 많고, 이런 일화들로 인해 당연히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엿볼 수 있다.
2500년 전의 이야기를 이렇게 자세히 남긴 중국인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왜 우리나라엔 이런 역사책이 없지?' 하는 의문이 곧바로 들었다. 삼국유사가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 상고사에 대한 기록은 좀 짧은 감이 있고...우리나라도 중국 못지않게 역사가 오래 되었는데 조금 아쉽다. 우리나라 상고사 이야기들도 이런 형식으로 나왔더라면 상당히 재미있었을 텐데........상당히 아쉽고 또 자존심 상한다.
포스팅을 시작 하면서 동양문화의 근저를 이해하기 위해선 열국지를 읽어야 된다는 누군가의 말을 소개 했는데 내 생각엔 굳이 열국지를 읽어 보지 않아도 동양의 문화를 이해 하는데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만고 내 생각이다-_-a) 그래도 한번쯤 보면 재미있다. 삼국지를 재미나게 읽은 사람이라면 열국지도 재미있게 읽을 듯.
덧1) 열국지를 읽다보면 중국인들의 사상이 이해가 안될때가 있다. 특히 대단치도 않은 일에다가 목숨을 초개처럼 버릴땐 더욱 그랬다. 대륙적인 기질인가-_-? 자기들은 협객이라면서 칭송 하는데 내가 볼땐 글쎄요다.
덧2) 열국지를 보다가 제일 어이없었 일화가 오왕 합려의 딸 승옥과 관련된 일화이다. 승옥의 생일때 합려는 생선 찜을 먹다가 배가 불러서 찜을 남기는데 이 찜을 승옥에게 준다. 승옥은 이 음식을 받고 왕인 자기 아버지가 자기를 모욕 했다하여 바로 방으로 가서 목을 메달고 죽어버린다-_-;; 합려는 슬퍼하다가 승옥을 위해 큰 무덤을 만들어 장사를 지내주는데 이 때 백성들에게 학이 춤추는 걸 구경시켜 준다고 꼬드긴 다음 딸의 무덤에 생매장 해버린다-_- 그때 생매장 당한 백성의 수는 만명. 그래놓고 "승옥이 지하에서 외롭진 않겠구나" 하고 기뻐했다는 일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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