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남녀로 구성된 미스터리 연구회 소속 대학생들이 7일 동안 ‘츠노시마’라는 무인도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츠노시마’는 ‘나카무라 세이지’라는 수수께끼의 건축가가 살던 곳으로 반년 전에 본인과 아내 그리고 고용인 부부가 처참하게 살해당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 7명의 대학생은 ‘츠노시마’에 있는 ‘십각관’에 7일을 머무르게 되는데 이 ‘십각관’은 ‘나카무라 세이지’가 지은 청옥부의 별관으로 열 개의 변으로 이루어진 기묘한 형태의 십각형 건물이다. 그들이 무인도에 도착하고 난 뒤 살인범으로부터 살인을 예고하는 편지가 날아들고 이들이 서로를 의심하는 가운데 예고장대로 한명씩 차례대로 살해되기 시작한다.
'살육에 이르는 병'으로 일본의 신 본격 추리소설을 처음 접한 뒤 엄청난 충격과 재미를 느끼고 그에 필적하는 신 본격 추리를 소설을 찾아 헤매다 발견한 게 바로 이 ‘십각관의 살인’ 이다. 이 소설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87년에 나온 작품으로 일본의 신 본격 추리소설의 초대 기수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데뷔작이다. 그러니까 최초의 신 본격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아야츠지 유키토'는 이 작품뒤 일련의 '관' 시리즈를 발표했고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책도 살육에 이르는 병과 마찬가지로 서술트릭을 사용하는데 책의 말미에 단 한 줄이 독자에게 커다란 충격을 준다. 그러니까 절대로 뒤 페이지의 내용을 먼저 보거나 앞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않고 책장을 넘기면 안 된다. 하지만 본인은 신 본격 추리소설의 걸작중의 걸작인 ‘살육에 이르는 병’을 제일 처음 봐서 그런지 충격의 강도가 다소 약했다.
‘십각관의 살인’은 작가의 데뷔작인 탓에 내용이 약간 어색하고 특히 추리가 다소 억지라는 점이 있지만 일본의 신 본격 추리소설을 처음 접해보는 이들에겐 큰 즐거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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