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에 빠지다.

2009년을 시작하면서 어떤 책을 읽으며 새해를 시작할까 하고 고민하다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유는 이번 2009년은 저에게 무한경쟁의 매서운 한해가 될것 같거든요. 아무래도 낭만과는 거리가 있을것 같아서 간접적으로나마 낭만을 누려 볼려고요.ㅜ.ㅠ(전 언제나 낭만을 추구한답니다....)

여튼 각설하고 일단 간단히 이 책의 배경지식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아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겠지만 혹시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것 같아서...저 또한 최근에 알았거든요...ㅎㅎ)

이 작품은 괴테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괴테는 23세 때인 1772년 봄 베슬러라는 도시의 고등 법원에서 실무 실습을 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법관 부프의 딸인 샤로테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당시 그녀는 약혼자가 있는 상태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테는 그녀를 열혈히 사랑하게 되는데 어느날 샤로테의 약혼자가 없을 때 괴테는 그녀에게 달려들어 강제로 키스를 하게 됩니다-_-;; 이 때 그녀는 괴테를 타이르고 자기 자신에게 우정이상을 바라지 말라고 합니다. 당시 샤로테의 약혼자는 점잖은 외교관이었기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이 일로 큰 마음의 상처를 입은 괴테는 고향으로 돌아와 버립니다.(지가 잘못해놓고 상처를 받다니...-_-) 그 후 반년이 지나 괴테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자신과 같이 베슬러의 서기관으로 있던 친구 예루살렘이 친구의 부인에게 연정을 품고 있다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이죠. 특히 예루살렘이 자살하는데 사용했던 권총을 샤로테의 약혼자로부터 빌렸다는 사실은 더욱 괴테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때 당시의 경험과 느꼈던 심정을 토대로 자신이 25세가 되던해인 1774년, 고작 14주만에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완성하게 됩니다.

로테와 베르테르의 모습

제가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사춘기때나 짝사랑에 잠 못이룰때 이 책을 봤더라면 엄청난 감동에 휩싸였을 텐데 그러한 것들이 지나가버인 지금은 별다른 감흥은 오지 않더군요.(그래도 저 많이 어림-_-ㅎㅎ) 오히려 베르테르가 비도덕적인 행동(약혼자가 있는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가간 일)과 불안정한 정신상태(사랑때문이라곤 하지만 살인을 저지른 남자를 이상한 말로 변호할때)를 보일때 정신과 상담을 추천하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전 로테의 행동도 이해가 가지 않아요. 책에 보면 로테에게 사랑을 거절당해 미쳐버린 남자가 나옵니다. 다른남자에겐 "꺼지셈~"하고 말한 로테는 왜 베르테르한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였을까요? 입맞춤까지 하고-_-;; 베르테르는 로테에게 어장관리 당한겁니다.

그래도 지금 사랑의 열병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은 이 이야기를 아름답다고 생각하겠죠? 어쨌든 베르테르는 로테에게 순정을 바쳤으니까요.


덧1) 그런데.....요즘 같은 세상에 사랑하는 여자가 자기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 하여 권총 자살을 한다면 "병신XX" 라는 소리만 듣겠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