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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진보와 대화하기’를 읽고

‘보수와 진보의 대화와 상생’이라는 책을 보면 책의 저자는 진보세력들에게 ‘수구꼴통’으로 인식되는 보수 세력이 사실은 우리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민들이면서 앞으로 좀 더 나은 세상이 오길 바라는 세력이라고 정의를 했으며 보수 세력들에게 ‘사회에 불만이 많은 빨갱이’로 여겨지는 진보세력은 실제로는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로서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세력이라고 정의를 했다.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사실 진보나 보수 모두 앞으로 더 나은 세상을 바라며 노력하는 세력들이며 이들이 힘을 합치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오게 될 거라는 게 많은 이들의 견해이긴 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다. 진보 세력은 자신들을 빨갱이라고 부르는 반대 세력의 단순한 공격에 의해 힘을 잃은 지 오래이며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진보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북한 꼴 난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경상도에선 진보는 이름도 생소한 ‘친북 좌파’로 매도되고 만다. 처음에 진보에 대한 이러한 반응은 고지식한 어른들에게서나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 했다. 하지만 이번 지방 선거 기간 때 진보 정치인들을 빨갱이 취급하며 그놈(?)들이 정권을 잡는다는 것은 상상도 하기 싫다는 친구의 말을 들으면서 우리세대 에서도 이러한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에 놀랐다. 진보세력들이 이처럼 여러 계층의 사람들에게 오해 받고 인기가 없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진보에 대한 올바른 홍보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읽게 된 '진보와 대화하기'는 진보를 옹호하면서도 진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내가 진보를 약간이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책은 부산지역의 대표 진보 정치인인 김석준의 인터뷰를 대담형식으로 엮은 것으로 1부는 김석준이 들려주는 진보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고, 2부는 부산을 진보적인 시각에서 어떻게 하면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1부를 읽으면서 그동안 쉽사리 이해되지 않았던 진보정치인들의 행보를 약간이나마 이해하게 되었고, 2부를 통해 김석준의 부산을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가꾸려는 진실한 모습을 볼 수 있어 그가 정말로 부산이라는 지역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진보 정당을 옹호하면서도 진보 정치인이라고 하면 정부의 정책에 대해선 일단 무조건 반대하고 머리에 띠를 두른 뒤 파업현장에서 빨간 조끼를 입고 죽창이나 쇠파이프를 흔드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떠올리곤 했다. 하지만 이번 독서를 통해 반기업적이라고 여겨졌던 진보 정당들이 실상 중소기업들을 위해 많은 연구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예전에 진보 정치인들이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공약으로 내걸었을 때 ‘그런 세상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상주의자들의 실현 불가능한 망상이라고 치부해 왔었다. 하지만 김석준의 깔끔한 설명을 통해 언뜻 보면 망상으로 보이는 제도가 제대로 기획되기만 한다면 실현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약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직도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것 말고도 부자들에게 한없이 불리하게만 느껴지고 자본주의에 역행한다고 느껴지던 ‘부유세’가 실상은 세상을 더욱 정의롭게 하고 부자들이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로 이끌 수도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 왔다.

물론 그들이 내놓은 모든 정책들이 현재의 불합리한 제도들의 무조건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을 이루어질 수 없는 공상으로 치부해 버리기보다 적어도 그들이 주장하는 바를 들어보면서 잘못된 점을 고치다 보면 더 나은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그리고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그리고 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다른 진보와 관련된 서적을 통해 진보정당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왜곡 없이 올바르게 이해하게 되어 진보 정당이 정권을 잡으면 북한 꼴 난다고 생각하기 보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기를 바란다.


덧1) 원래 독후감 대회에 낼려고 했던거지만.....ㅠㅠ 잘 안풀려서 결국 여기다 올리게 되네요-_-;;
어쨌든 이 책을 읽음으로서 얻은 최고의 수확은 김석준이라는 괜찮은듯한 정치인을 알게 되었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