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래 이야기

넬(Nell) Separation Anxiety 인터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금 밖에서 바라 본 나의 청춘 Nell의 네번째 일기장 [Separation Anxiety] 

넬의 음악을 들으면 청춘이 생각난다. 심장이 터지도록 달리고, 힘들고, 불안하고, 사랑하고, 열중하고... 매순간 꽂히고 상처받고 깨지는 그런 청춘. 넬은 그 청춘 안에서 노래했다. 음악과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동안 어느 날인가부터 그들은 금 밖으로 살짝 빠져 나와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고, 그 느낌들을 차곡히 이번 앨범 Nell의 네번째 일기장 [Separation Anxiety]에 담아내었다. 밴드 10년차에 곧 서른을 앞두고 있는 넬과 청춘을 저당 잡힌지 백만년인 인터뷰어가 만났다.



  현대인의 상실감을 모티브로 삼은 [Separation Anxiety]


Q 새 앨범 소개를 해주세요.
종완 앨범 타이틀은 [Separation Anxiety] 고요. 분리불안이라는 뜻인데 살면서 누구나 강한 애착이나 집착을 하는 대상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사람이 될 수 있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믿음이나 꿈 같은 게 될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멀어질지도 모르는 불안감이나 혹은 그런 것들을 잃었을 때의 불안감이나 상실감들을 얘기한 앨범이고 열심히 만든 앨범입니다.


Q 각자 어떤 것에 대한 분리불안을 가지고 있는지?
정훈 다들 그렇겠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것도 크고요. 삶과 이상과의 괴리라고나 할까? (웃음)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안한 면을 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면들을 이번 앨범에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Q 매번 앨범이 나올 때마다 대중들의 의견이 분분한데?
종완 저희가 음악을 짧게 했다면 짧고 길게 했다면 길게 한 건데 음악을 하면서 주변에 크게 신경을 썼던 적이 없어서 아무렇지 않았어요.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이번 앨범이 우리에게는 좋은 변화고 한 단계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음반이라는 생각했기 때문에 괜찮았어요.


Q 이번에는 건반이 좀 더 강해졌는데?
종완 특별히 건반사운드를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보다는 곡이 원래 가지고 있는 모습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곡이 지녀야 할 모습을 표현하는 것들이 뮤지션이 할 일이고 곡 자체가 이런 느낌을 원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찾아가다 보니까 아무래도 건반이 조금 많이 드러나게 된 것 같아요. 앨범이 초중후반으로 나뉘어지는데 초반이 조금 심플하고 건반이 많이 드러나는 반면에 중후반에서는 기타가 치고 들어가고 기타와 건반이랑 프로그래밍 된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게 했어요.


Q 앨범은 어떤 컨셉트를 가지고 있는 건지?
종완 저희가 작업을 50곡을 했었고 녹음을 27곡을 했었어요. 거기서 11곡을 추리게 된 건데 꼭 그런 특정한 의도보다는 싱글 앨범이 아니라 정규 앨범이기 때문에 앨범의 흐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그 흐름을 맞추다 보니까 초중후반으로 나뉘게 된 것 같아요.

 

Q 10년동안 한 밴드를 한다는 것이 쉽진 않을 텐데?
재원 워낙 어렸을 때부터 친구라서 서로 우정을 유지하는 건 쉬웠고요. 중간에 사소한 다툼이나... 저랑 일하기는 좀 짜증 날 꺼에요. (웃음) 일하기 좀 그런 사람이죠.

Nell 놀기에는... (웃음)


Q 불황에도 불구하고 앨범이 2만장이 넘게 팔렸는데?
종완 저희에게는 축복인 것 같고요. 저희는 예나 지금이나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데 우리 음악을 기다려주고 다행히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에 대해 공감하고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해요. 특별히 우리가 잘생기거나 키가 훤칠하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하고자 하는 걸 열심히 했는데 그걸 받아들이는 분들이 좋게 봐주는 것 같아요.


Q 재경씨 인기가 팬들 사이에서 하늘을 찌르던데?
재경을 제외한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웃음)


Q 넬은 언제나 인디 신과 메인스트림의 경계에 서있던 밴드인데?
종완 저희가 정말 인터뷰 때 이러면 안 되는데, 그런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안 하는 편이에요. 공연이나 음반을 준비할 때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 이외의 대중성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하는 편이 아니어서 그다지 어렵지도 힘들지도 않은 것 같아요.
재경 저희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건데 그렇게 판단하시는 것 같아요.



  독특한 음악성에 성숙미를 더해가는 밴드 넬


Q '_', '1:03' 같은 독특한 제목들이 많이 있는데?
종완 가사의 내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도 있고요. '1:03'은 단순하게 지었을 때 시간이 한시 삼분이었고요. 'Tokyo'는 도쿄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도쿄고요. '_'는 아무 뜻이 없어요. 음악을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뭐라고 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느낌인 것 같아서 제목을 붙이면 음악을 듣는데 방해가 될 것 같고 그래서 언더바라고 했죠.


Q 언더바의 보컬 이펙트는 어디서 착안했는지?
종완 가사집에는 가사가 실려있지 않은데 굉장히 현실적인 가사거든요. 현실적인 가사기 때문에 오히려 비현실적인 목소리가 좋을 거라 생각했고 자세히 듣지 않으면 가사가 잘 안 들려요. 그런 느낌도 좋았고, 순간순간 들리는 가사의 느낌도 좋았고요.
재경 오히려 더 슬프게 들리는 것 같아요. 처음 들었을 때 쌩뚱 맞게 들릴 수도 있는데 가사를 알고 들으면 그렇게 슬플 수가 없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감동적이었어요.


Q 넬의 음악은 우울하지만 멤버들은 상당히 밝고 유쾌한 것 같은데?
종완 성격과 다르다고 하기엔 힘들 것 같고 제가 술을 마실 때는 많이 발산하는 편이고 술을 안 마실 때는 말을 별로 안 하는데 우리끼리 있을 때는 재미있어요. 저희 넷이 있을 때는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 다른 분들 만나면 말수도 없어지고 그런 편이에요.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그런 것 같아요. 친구를 만나서 속에 있는 얘기를 다 하는 건 아니잖아요. 절친한 친구와 술자리에서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평소에 느끼는 감정이나 괴로운 상태를 일일이 말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면이 음악에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일상이 가식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저도 잘 모르겠어요.


Q 나이를 먹으면서 음악적으로 변화가 있는지?
종완 나이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변화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때는 제 자신을 굉장히 가까운데서 바라봤는데 이번 앨범을 하면서 좀 더 멀리서 바라보게 된 것 같아요. 삼자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조금 더 담담해지고 포기한 부분도 많고 그런 것 같아요.
재경 음악을 표현함에 있어서 스케일이 커졌고 더 잘 표현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예전엔 머릿속에 있는 걸 표현함에 있어서 왜곡이 심했던거 같은데 이제는 머릿속의 것을 잘 표현하게 된 것 같아요.
정훈 개인적으로는 녹음을 하면서 폭이 넓어진게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는데요. 지금은 음악을 음악으로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재원 프로그래밍 된 사운드가 많아서 거기에 어쿠스틱 드럼이 묻히는 과정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결과물이 잘 나와서 만족하고 있고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음악적으로 성숙하는 만큼 외모도 멋있어지는데?
재경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고요. 미모의 비결은 뭐니 뭐니 해도 스타일리스트가 노력을 많이 한 대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웃음)
종완 저희 외모 담당입니다. (웃음)



  항상 음악적인 믿음을 동반하는 한국의 보물 밴드


Q 넬의 성공 이후 비슷한 느낌의 밴드들도 많이 나왔는데?
종완 그 분들이 워낙 음악을 잘하시니까 감히 우리가 그런 느낌은 못 받았고요. 어찌되었던 밴드가 음악을 하고 알려지고 활동을 하는 건 기쁜 일인 것 같아요. 앞으로 소개가 많이 되고 알려졌으면 좋겠고요. 지금 고등학생이나 음악을 처음 시작하는 친구들이 우리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고 나도 음악을 하고 싶다 해서 열심히 하게 된다면 그거 역시 저희로서는 뿌듯하고 의미 있는 일인 것 같고요. 저희가 도와줄 수 있다면 도와줘야겠죠.


Q 밴드 음악의 즐거움은 무엇인지?
종완 음악이란건 다 똑같은 것 같아요. 그 중 밴드로서 좋은 것은, 우리의 경우는 동네친구가 일을 하게 된 거잖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고 어렸을 때 친구와 함께라 외롭지 않고 힘들 때 술 한잔 마시면서 서로 이해 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재경 어떤 직업이든 다 그렇겠지만 저흰 진짜 저희가 하고 싶은 저희 일이기 때문에 힘들어도 자기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 그게 굉장히 즐거운 것 같아요.


Q 소속사의 압력 없이 원하는 스타일대로 음악을 할 수 있는 상황인지?
종완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주변에 계신 분이 우리 성격이나 어떻게 해왔는지 알아서 그런 얘기는 안 하시는 것 같아요.

 

Q 80년대 신스 팝 사운드와 모던 록이 절묘하게 결합된 'Tokyo' 소개.
종완 작년 겨울 크리스마스에 공연하고 연말에 정훈이랑 저랑 일본에 여행을 갔었어요. 악기상점이 연주를 할 수 있게 되어있거든요. 이것저것 연주하다가 평소에 해보고 싶은 악기가 있어서 그 악기를 연주하다가 만든 곡이고 한국에 와서 편곡을 하면서 정훈이랑 재원이랑 서로 다른 아이디어를 제시했는데 둘 다 좋은 점이 있어서 드러낼 건 드러내고 좋은 점들을 믹스했어요. 리듬 면에서 흥미롭게 작업한 것 같아요. 어쿠스틱 드럼이랑 샘플이랑 조화를 잘 이루면서...


Q 신작은 모두 종완씨 곡인데, 다른 멤버들이 만드는 곡은 어떤 스타일인지?
정훈 집에서 틈틈이 작업하는데 리듬을 많이 강조한 스타일인 것 같아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재원 저도 많은 작업을 해본 건 아닌데 어설픈 드럼 앤 베이스?? (웃음) 멜로디와 코드를 잘 모르니까 하면 그거 밖에 없더라고요. 친구들한테 도움 받고 열심히 해야죠.
재경 저는 넬 보다 더 몽롱한 음악을 하고요. 꿈나라에 가는 음악을 하고 있어요. 아름다운 음악을 하고 싶어요.

종완 니가 그냥 꿈나라 가는 거 아냐? (웃음)



  보다 다양한 대중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밴드


Q 밴드 말고 다른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있는 멤버가 있는지?
재경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고 음악적으로 통하고 기회가 된다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멤버 중에서 재원씨가 제일 독특한 성격이라던데?
재원 멍청해요.
종완 재밌어요. 끼도 많고요. 혼잣말도 잘하고요.


Q 인디 시절과 메이저 시절의 앨범을 분리하는 이유가 있는지?
종완 큰 의미를 두고 한 건 아니고요. 어렸을 때 우리가 좋아했던 외국 밴드들을 보면 그 팀들도 우리가 소위 알고 있는 1집이 1집이 아니더라고요. 언더그라운드 시절이나 인디 시절에 1집을 내고... 그런 어떻게 보면 그런 것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의미보다는 보고 느껴오고 자라면서 보았던 것이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어요.


Q 준비하고 있는 공연에 무대 디자인까지 직접 했다고 하던데?
종완 공연은 특히 밴드한테는 음반과 공연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공연은 보여지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무대 자체가 음악을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은 앨범 릴리스 콘서트니까 앨범에서 음악적으로 변한 부분을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었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Q 앨범은 자주 구입하는지?
종완 차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차에서 음악을 많이 듣죠.
정훈 앨범 준비할 때는 많이 못 들었는데 이번에 홍대 레코드 가게 가서 많이 샀어요.
재경 친구들이 제가 잘 동안 CD와 CDP까지 많이들 구해왔더라도요. 참 보기 좋았어요.


Q 이번 앨범 활동은 어떻게 할 계획인지?
종완 정규 앨범으로는 1년 6개월 만이에요. 공연으로는 틈틈이 우리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분들과 만났지만, 우리 모습이 왜곡되지 않는 선의 음악방송이나 라디오, 인터뷰에서 많이 뵈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글쓴이 김정위 - 팝 칼럼니스트



-----------------------------------------------------------------


역시 도쿄의 제목뜻은 도쿄에서 작사작곡을 해서 그랬던 거였군요-_-ㅋㅋㅋ

1:03 은 1시 3분에 작사작곡을 해서였다라...설마설마 했는데..;;

인터뷰의 출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퍼온거라서. 대신에 퍼온 블로그에다가 바로가기 링크를 걸어 놓겠습니다.

바로가기